다유전자 위험도 점수의 개념 (polygenic risk score )

polygenic risk score(이하 PRS) 란 무엇일까요? 정밀의료라는 개념이 정립이 되면서 사람마다 유전적 차이에 기반한 치료방법 변경, 약물 투약 방법 변경과 같은 치료 부분에서의 혁신 이외에도 건강 관리의 제일 첫 시작인 예방과 관련되어서 강력한 도구로 여겨지고 있는 polygenic risk score의 개념, 사용처, 의미, 한계 등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개념
polygenic risk score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관련된 질병이나 특성에 대한 개인의 상대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특히 만성질환 예를 들어, 유방암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병은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 변이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polygenic risk score는 이러한 유전자 변이들의 영향력을 가중치로 반영하여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계산하는 방법

PRS는 이전의 유전자 검사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유전자 검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사례는 안젤리나 졸리의 BRCA1/2 검사일 텐데 이 검사의 경우 매우 강력한 유방암 발생을 일으키는 유전자에서 질병성 (Pathogenic) 이 있는 변이가 있는가를 검사하는 것인 반면에 PRS는 유전체 전반에 걸쳐있고 각 개별 유전변이는 개개인의 살고 죽는 것에는 거의 영향이 없어서 우리가 보통 polymorphism이라고 부르는 변이들로 위험도를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그 살인범이 있다면 그 살인범을 잡으면 끝이 나겠지요? 바로 이 범인에 해당하는 것이 단일유전자에 대한 유전자 검사입니다. 반면에 사회적 무관심으로 인해서 어떤 사람이 도움이 필요한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약간의 책임이 있는 상황이 됩니다. 개개인이 어떤 범죄를 일으키는데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편향이 있어서 사람들을 돕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체 유전자에 어떤 편향이 있어서 질환에 걸리기 쉽게 되어있는지 아닌지를 보는 유전자검사가 바로 PRS 가 되겠습니다.

계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GWAS라는 연구 방법에 의해서 각 유전변이별로 해당 질환과의 관계를 숫자로 표시를 해 놓은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그냥 전부 더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1등부터 꼴등까지 정렬하고 나면 1등은 고위험군 꼴등은 저위험군이 되는 방식입니다.

 

 

PRS의 결과

PRS 의 점수 분포. 출처: wikipedia 저작권: CCA4.0

위 그림이 PRS를 계산하고 난 뒤에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그림입니다. 왼쪽의 정규분포 형식의 그림을 보면 cases라는 그룹이 controls라는 그룹보다 전체적으로 분포가 오른쪽으로 옮겨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cases는 질환이 있는 그룹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유방암이 걸린 사람들과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각각 cases와 controls로 나누어서 그린 것이 되겠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PRS에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그리고 중간 군을 나눈 다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위험도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 가를 도표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많은 만성 질환들이 그렇듯이 나이가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이 되는데요 모든 그룹에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위험도가 증가하지만 고위험군 PRS 그룹에서 위험도가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PRS 결과의 해석

PRS 결과는 다른 유전자 검사와는 다르게 이렇게 해석합니다. 유전자 검사를 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 결정론적인 선입관 때문에 그래서 예측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봅니다.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위험률을 계산해서 예측력의 정도를 나타낼 수는 있습니다만 검사를 하고 난 다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즉 운동을 얼마나 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잠을 잘 자고 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험도를 낮출 수가 있기 때문에 예측을 한다기보다는 내 몸의 질환에 대한 편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은 유전자는 변하지 않는 것인데 왜 결과가 바뀌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유전자 검사의 정확도와 효용성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뉘는데 바로 분석의 정확도와 임상적 정확도 그리고 임상적 유용성 측면이 바로 세 가지입니다.

검사의 정확도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체의 염기서열 A, T, G, C를 얼마나 오류 없이 잘 읽어 냈는가 하는 것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작문시험을 보았는데 맞춤법을 얼마나 잘 맞추었냐를 평가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임상적 정확도는 질환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에 대한 정확도입니다. PRS 검사의 경우에는 고위험군이 저위험군에 비해서 얼마나 더 위험도를 잘 예측하는가가 검사의 척도가 되겠습니다. 위 작문시험의 예를 다시 사용한다면 얼마나 사람들에게 작문의 주제에 맞게 글을 조리 있게 잘 썼는가와 유사합니다.

임상적 유용성은 이 검사가 임상적으로 사용할 만한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치료방법도 없고 사회적 차별만 일으키고 환자에게 아무런 유용성이 없다면 분석이 아무리 정확하고 임상적으로 아무리 정확해도 검사할 필요가 없겠지요? 위 작문 시험을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 범죄를 일으키자는 글을 누가 정말 맞춤법도 다 맞고 설득력 있게 쓴다고 해서 그 글이 유용한 글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과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PRS 검사는 이 중에서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 임상적 정확도입니다. 유전체 연구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어떤 특정 질환과 각 유전변이들과의 상관관계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정확해지고 갱신됩니다. 그에 따라 PRS 점수는 계속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PRS 방법이 개선될수록 그 결과가 바뀔 수밖에 없는 검사가 되겠습니다. 이로 인해 올해 초에 ACMG에서는 Statement를 통해서 PRS 결과는 매년 갱신하고 환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PRS의 활용
polygenic risk score는 주로 질병의 예측, 예방, 치료에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polygenic risk score 가 높은 사람은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여 조기 검진이나 생활 습관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polygenic risk score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의 치료 방법이나 약물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날마다 PRS를 이용하여 질환의 발병 가능 성에 대한 논문이 10편 이상씩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적 유용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계
polygenic risk score는 유전학적인 정보를 활용하여 질병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polygenic risk score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첫째, polygenic risk score는 환경적인 요인이나 생활 습관 등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데, 이것은 polygenic risk score로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둘째, polygenic risk score는 인종이나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인과 유럽인의 유방암 발생률은 다른데, 이것은 유전자 변이의 분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polygenic risk score를 계산할 때는 인종이나 지역에 맞는 데이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PRS 모델에 생활습관 데이터를 넣거나 인종에 따른 다른 연관도 점수를 사용하여 계산하기도 합니다.

 

정리
polygenic risk score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polygenic risk score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관련된 질병이나 특성에 대한 개인의 상대적인 위험도를 나타내는 수치로서, 질병의 예측, 예방, 치료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olygenic risk score 에는 환경적인 요인이나 인종적인 차이 등을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으므로, 주의해서 해석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인간의 만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최초이자 유일한 유전자 검사방법인 PRS를 기반으로 모든 사람이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울 날을 꿈꿔봅니다.